▷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인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한 세스가 지난해 3월 개발한 음성 앱이다. 그런데 1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게임스톱 주가와 관련해 이 앱에 참여해 토론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아직은 아이폰 운영체계에서만 가능하다 보니 중고 아이폰 거래가 늘어났을 정도다. 이 앱에서 금기 이슈 토론이 활발해지자 중국 당국은 이 앱의 접속을 막기까지 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려면 일단 기존 가입자로부터 받은 모바일 초대장 또는 지인의 수락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엔 직접 방을 만들어 청취자 중 일부를 발표자로 선정해 대화를 이끌거나 또는 다른 방에 청취자로 참여해 손 모양 버튼을 눌러 발언권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유명 인사들이 만든 방에도 영어 등 외국어로 참여할 수 있다. 스타트업 분야 종사자가 초기에 몰려 관련 내용의 대화방이 많다가 최근엔 취미, 성대모사 방도 생겼다. 카카오톡 대화방의 음성판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중 최고는 코로나로 인해 대화에 목말랐던 세계인들을 목소리로 연결시킨 점이다. 사용자들은 “사람의 목소리 질감이 이토록 매력적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지식과 경험을 말로 잘 풀어내는 실력자가 힘을 갖는다. 고유한 콘텐츠가 있고 영어까지 잘하면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다. 고수를 가려내지만 선동가의 육성에 여론몰이 장으로 변할 위험이 있다. 트위터는 ‘조리돌림’(다수에게 공개해 수치심을 주는 처벌), 텔레그램은 N번방 사건의 불명예를 낳았다. ‘클럽하우스 민주주의’의 향배는 사용자가 얼마나 스스로 정보 감별 능력을 키우는지에 달렸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