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이후 상황이 변수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기세가 주춤하다. 현직 정치인이 아닌데도 차기 지도자로 주목 받은 지난해와 달리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결과가 최근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2월 2~4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p·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9%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기록한 13%보다 4%p 하락한 수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약화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지난해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동정 여론과 보수층의 지지가 윤 총장에게 집중됐지만 최근 ‘추?윤 갈등’이 해소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잦아들면서 보수 표심이 쏠릴만한 정치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국 이슈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로 옮겨진 사실 역시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야권 대선주자 가능성 여전
윤석열 검찰총장. [동아DB]
윤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반문(反文) 정서를 상징하는 ‘대척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갈등 국면이 재연되면 주가가 다시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 뚜렷한 차기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7월 퇴임 후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민의힘 입당보다는 제3지대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6월 쯤 정치권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성호 동아일보 기자 sungho@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76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