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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히 쳐갈겨야” 김정은, 올 경제계획 신랄히 비판

입력 | 2021-02-12 10:18:00

당 경제부장 김두일→오수용으로 교체
지난달 8차 당 대회 이후 한 달 만
대남·대외 부문 메시지無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나흘간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에 나타난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한 달 만에 교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며 “(김 총비서가) 여러 부문의 사업을 신랄히 비판했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어떤 부문의 계획은 현실 가능성도 없이 주관적으로 높여놓고, 어떤 부문들에서는 정비·보강의 미명하에 능히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할 것도 계획을 낮추 세우는 폐단들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 부문에 대해선 “농사 조건이 불리하고 국가적으로 영농 자재를 원만히 보장하기 어려운 현 상태를 전혀 고려함이 없이 5개년 계획의 첫 해부터 알곡 생산목표를 주관적으로 높이 세워놓아 관료주의와 허풍을 피할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전력 부문에서는 “탄광·광산에서도 전기가 보장되지 않아 생산이 중지되는 애로가 존재한다”며 전력난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현실이 이러함에도 올해 전력 생산계획을 현재 생산 수준보다 낮게 세웠다”고 문제 삼았다.

또 건설 부문에서 평양 살림집 건설 계획을 낮춘 것을 두고 “경제부문 일꾼들이 조건과 환경을 걸고 숨 고르기를 하면서 흉내나 내려는 보신과 패배주의의 씨앗”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올해 평양시에 1만세대 살림집을 무조건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전원회의 일정을 사흘 째 이어갔다.

경제사업에서 특수기관들의 사리사욕 챙기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김 총비서는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당의 결정 지시 집행을 태공하는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 현상을 더이상 그대로 둘 수 없으며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를 쓸어버리기 위한 전쟁에서 모든 당 조직들과 정치기관들, 국가기관들과 전체 인민들이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반사회주의와 비사회주의 현상을 놓고 “일심단결을 저해하는 악성종양”이라며 “중앙으로부터 도·시·군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연합 지휘부를 조직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 투쟁을 한 선에서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집중적으로, 다각적으로 강도 높이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용 당 중앙위 비서가 경제부장에 임명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경제사업 계획의 문제점이 부문별로 비판받은 가운데 당 경제부장이 김두일에서 오수용으로 교체됐다. 지난달 8차 당 대회 이후 한 달 만에 경제 책임자를 바꾼 것이다.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던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됐고, 김성남 당 국제부장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새로 임명됐다.

한편 김정은 총비서는 대남·대외부문에선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