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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섭·송명근 학폭 피해자 “변명 섞인 사과…제대로 하라” [전문]

입력 | 2021-02-14 15:56:00


남자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송명근(28)과 심경섭(30)으로부터 학교 폭력(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느낄 수 없었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피해자는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학폭 폭로 게시물에 추가로 글을 올려 “구단 측 공식 입장문을 확인했다”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고,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날의 악몽들이 잊히지 않아”
피해자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남자 배구 선수들의 학창시절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발로 급소를 차는 등의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가해 당사자에게는 물론 가해자의 부모에게조차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는 “나는 세상을 배우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날의 악몽들이 잊히지 않는다”면서 “정말 평생 반성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이 글을 보고 그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폭 의혹을 받은 선수들이 속한 구단으로 지목된 OK금융그룹 배구단은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학교폭력과 관련되어 팬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배구단은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등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와의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하였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심경섭 선수 또한 지난 송림중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면서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린다”면서 “저희 구단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OK금융그룹 송명근(가운데)

“진심어린 사과 느낄 수 없었다”
배구단의 공식 입장과 문자 메시지를 받은 피해자는 송명근 측이 수술 치료를 지원했다는 배구단의 주장에 대해 “명확히 할 것은 당시에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라는 문장은 사실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피해자는 “당시 모든 수술비는 학교에서 지원이 되었다”며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라는 보험금으로 가해자 부모님께 150만 원의 통원치료비를 받았던 게 전부”라고 했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송명근 측이 사과했다는 배구단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가해자 측에서 진심어린 사과가 있었더라면 지속적인 놀림이 동반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저는 이것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양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본인도 사과를 했다고 인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는 “부풀려서 설명되는 건 저도 기분이 나쁘니 명확하게 알려야겠다”면서 “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사죄 문자를 남겼다했는데, 사과는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과를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이 되어야한다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막무가내 전화로 끝낼 단순한 사항은 아니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문자로 온 내용에서도 이 글을 내릴 정도의 진심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인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섞여있는 사과, 사고에 대한 사과는 있지만 그 후에 놀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상황이 마음 편하지 않고, 단순히 괴롭히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점 본인들도 아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OK금융그룹 배구단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OK금융그룹 배구단입니다. 금일 저희 구단 소속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학교폭력과 관련되어 팬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등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와의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하였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입니다. 심경섭 선수 또한 지난 송림중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습니다.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저희 구단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피해자 주장
구단 측 공식 입장문을 확인하였습니다. 먼저 명확히 할 것은 당시에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라는 문장은 사실이 될 수 없습니다. 가해자 측에서 진심어린 사과가 있었더라면 지속적인 놀림이 동반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저는 이것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양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본인도 사과를 했다고 인지하지 않을 겁니다. 또한 수술 치료 지원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당시 모든 수술비는 학교에서 지원이 되었고,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라는 보험금으로 가해자 부모님께 150만 원의 통원치료비를 받았던 게 전부입니다. 부풀려서 설명되는 건 저도 기분이 나쁘니 명확하게 알려야겠습니다. 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사죄 문자를 남겼다했는데 사과는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과를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이 되어야한다 생각합니다. 막무가내 전화로 끝낼 단순한 사항은 아니니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문자로 온 내용에서도 이 글을 내릴 정도의 진심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본인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섞여있는 사과, 사고에 대한 사과는 있지만 그 후에 놀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상황이 마음 편하지 않고, 단순히 괴롭히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점 본인들도 아셨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고 마음이 불편합니다. 당사자분들은 입장을 바꿔서 좀 더 오래, 깊게 생각해보시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으시리라 생각하고 문자 내용은 올리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