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팩토리
8일 부산 서구 수산가공선진화단지 내 ㈜베를린팩토리 직원들이 장어를 손질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수산업의 메카 부산에서 장어식품으로 돌풍을 일으키겠습니다.”
8일 오후 부산 서구 감천항 인근 수산가공선진화단지. 설 연휴를 앞두고 장어를 나르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수조에서 옮겨진 장어는 도마에서 손질된 뒤 오븐 형태의 가열기를 차례로 통과했다. 불필요한 지방을 쏙 빼고 노릇해진 장어는 고소함을 풍겼다. 일부는 냉동 창고로 옮겨졌고, 일부는 몸통 그대로 진공 포장되거나 잘게 갈아져 장어탕으로 변신했다. 양정원 ㈜베를린팩토리 대표(41)는 “6명의 직원이 하루 최대 3000마리의 장어를 손질한다. 작업장 크기는 660m²로 장어전문 가공업체 중 전국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베를린팩토리는 지난해 7월 수산가공선진화단지에 문을 열었다. 양식장에서 들여온 장어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5t 크기의 수조와 장어를 가공하기 위한 최신 설비를 갖췄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 살 수 있는 초벌구이용 제품뿐 아니라 가정에서 손쉽게 끓여 먹는 매운탕, 술안주나 간식으로 먹는 어육포 등 다양한 장어 식품을 만든다. 지난달엔 60년 전통의 ㈜효성어묵과 손잡고 바다장어 살을 듬뿍 넣은 ‘남자의 어묵’ 제품도 출시했다. 양 대표는 “장어는 정력뿐 아니라 눈 건강, 면역력 강화 등에 탁월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다만 여름철 보양식이란 선입견이 강해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여의도장어’는 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까지 8개월간 총 9개의 직영점을 백화점에 내리 입점시키는 쾌거를 거뒀다. 위기 속에서도 매출이 다른 식당보다 안정적으로 나온 결과였다. 이달 17일엔 서울역 안에 직영 10호점이 들어선다.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고객이 부쩍 많아진 영향이 큰 것 같다. 직접 가공한 신선 식품을 매장에서 요리로 선보일 수 있다는 것도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35명의 직원이 외식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베를린컴퍼니도 최근 서울에서 부산으로 법인을 이전했다. 두 법인을 통한 올해 총매출 목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50억 원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해외 수출 판로를 열 예정인 만큼 2년 뒤에는 100억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대표는 “가장 좋아하는 해외 여행지인 독일 베를린에 수출을 하겠다는 소망으로 회사명을 지었다. 희창물산 등 부산의 우수 무역업체와 해외 진출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수산식품 가공업에 부산이 가진 좋은 여건을 잘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