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망에 실명으로 글 올려… 퇴임 앞둔 판사도 金 퇴진 촉구
현직 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거짓 해명과 국회의 현직 법관 탄핵 소추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9기)는 14일 법원 내부망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 “지금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바로 김 대법원장 본인”이라며 “대법원장은 이제라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 전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부장판사는 또 “그 사과에는 헌정사상 법관에 대한 첫 탄핵 소추에 대한 반성과 유감 표시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에 대해 그는 “정의를 상징해야 할 사법부 수장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든 것”이라고 했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국회 탄핵을 언급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공적 공간인 집무실에서 면담을 온 후배 법관에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탄핵을 하자고 설친다’고 했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탄핵 사유가 되지 않을 것처럼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재판 관여와 법관 독립 침해 행위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정한 징계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현 대법원장 책임”이라고 했다.
22일 퇴임하는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54·28기)는 곧 출간 예정인 저서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퇴진만이 법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배 법관들의 자존심을 되돌려주는 마지막 희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은지 wizi@donga.com·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