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우상호, 날세운 대결 모드로 禹 “朴공약 본격검증 시작” 포문… 朴측 “집권정당 잊어선 안돼” 반격 친문 지지층 표심잡기 경쟁 가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수도와 제2도시(부산)를 어떻게 가꾸고 키워 코로나19 이후 대전환에 부응할지, 매력적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의 신임을 얻겠다”고 말했다. 회의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박영선 후보(왼쪽)와 우상호 후보도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영선 후보의 공약은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민주당 박영선 후보)
4·7 재·보궐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세 모드’로 본격 전환했다. 그동안 서로를 ‘누님’ ‘동생’으로 부르며 ‘아름다운 경쟁’을 강조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두 후보는 설 연휴 내내 ‘당심(黨心) 잡기’에 주력했다. 민주당 경선 투표는 당원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되기 때문에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포진한 당원들의 표심이 승패의 관건이다.
이에 박 후보 측은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고 즉각 반박했다. 박 후보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집권 정당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TV 토론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의 주류인 친문 지지층 공략을 이어갔다. 먼저 입을 연 우 후보는 “설 연휴에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뵙고 왔다. 어려운 시기에 이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던 민주당 정신이 오롯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자신이 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혼신의 힘을 다해 지원했던 백신 특수주사기 개발 업체 측과 오는 길에 통화했다”며 “미국에서 이미 1억8000만 개를 주문받았고, 일본에서도 7500만 개를 주문받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 후보는 8일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말해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앞서 설 연휴 중에도 두 후보는 각각 노 전 대통령과의 접점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13일 자신의 후원회장이자 노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 친노 원로인사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문 전 의장은 “박 후보가 승리하는 것만이 당을 살리고 정권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같은 날 우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난 뒤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