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실험 감행하다 2018년 이후 자제 군 "특이동향 없어"…관망 기조 이어갈지 주목 美 관심 환기용 군사 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김정은 반발 내달 한미연합훈련 계기 될 수도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무력 시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일 위원장 탄생 79주년을 하루 앞둔 15일 북한 매체들은 그의 생전 업적을 칭송하는 보도를 통해 광명성절 경축 분위기를 띄우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태양의 존함과 더불어 빛나는 최고 영예’라는 기사를 싣고 지난 9년 동안 3000여명의 간부, 군 장병, 근로자, 청소년이 김정일 명의의 상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3년 3차 핵 실험, 2016년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 2017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 등은 모두 광명성절을 앞뒤로 단행된 핵·미사일 실험이다.
다만 북한은 2018년 이후에는 남북·북미 대화 분위기를 감안해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중앙보고대회 등 행사만 진행하고 군 관련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올해도 아직까지 군사 관련 특이 동향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8차 당 대회부터 보여온 ‘관망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지난 8일 건군절 73주년도 조용히 보낸 바 있다. 지난해부터 심화된 경제난 해결에 우선 집중하고 대북 정책을 수립 중인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연초부터 각종 신형 무기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군사력 강화 의지를 보인 바 있어 무력 도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 총비서가 지난달 당 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남북 합의에 역행한다고 비판하고 훈련 중단을 요구한 만큼 이를 계기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남한을 겨냥한 저강도 도발을 하면 국제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는 피하면서도 미국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다음달 둘째 주부터 전반기 연합훈련을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 일정과 내용 등을 협의 중이다. 훈련은 9일에 걸쳐 이뤄지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의 연합지휘소훈련(CPX)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미측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측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북한이 훈련 규모 조정 등과 관련한 우리측의 노력을 평가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반기 훈련은 무기한 연기됐고 하반기 훈련은 규모를 줄여 실시했으나 북한은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 중지”를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