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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는 왜?…2차 가해 논란에도 거듭 ‘박원순 계승’

입력 | 2021-02-15 14:57:00

지난 2016년 6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우상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고(故)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6.6.26/뉴스1 © News1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혁신의 롤모델’이라고 칭하며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차원”이었다고 15일 항변했다.

앞서 우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가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쓴 손편지와 관련해 “박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제가 앞장서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맹폭을 쏟아부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며 정치 선동이다.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고 비판했고,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박원순 계승이 아니고 박 전 시장의 성추문에 대한 사과가 먼저고 후보 사퇴가 순서”라고 꼬집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도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를 통해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 예비후보는 진의가 다른데 있다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우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피해자가 당했던 많은 상처와 아픔에 대해선 공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세 번씩이나 박원순 시장 선거를 도와준 사람 입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2차 가해 논란으로 야권과 여성계 등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도 박 전 시장 계승의 뜻을 거듭 피력하면서, 우 예비후보가 ‘박원순 끌어안기’를 통해 반전을 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예비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우 예비후보 입장에선 경선 승리를 위해 지지층의 표심이 결정적이다. 경선에서 권리당원 50%·일반선거인단 50%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지지층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박 전 시장에 동정적인 여론의 지지층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캠프 구성도 우 예비후보의 행보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과거 ‘박원순계’로 꼽히던 박홍근, 천준호, 기동민, 남인순 의원 등이 우 의원을 돕고 있고,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에 몸 담았던 정무직 보좌진들도 다수 캠프에서 활동 중이다.

다만,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성 비위 사건으로 서울시장 궐위 상태를 초래한 민주당이 무공천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이번 재보궐선거에 뛰어든 상황에서 우 예비후보가 권력형 성범죄 이슈를 재점화하며 그 부담을 떠앉는 격이 됐다.

실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2시 우 예비후보 캠프 건물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2차가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수 권리당원들의 민심을 읽지 못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당 홈페이지 권리당원게시판에는 지난주 우 예비후보의 ‘박원순 계승’ 글을 두고 “제정신이냐” “선거 망칠 일 있느냐”는 등 거센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