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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기재부, ‘4차재난지원금’ 기준 놓고 이견 “최대한 넓게” vs “공감하지만…”

입력 | 2021-02-15 18:02:00


더불어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선별 지원으로 선회하면서도 ‘넓고 두텁게’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다. 노점상, 플랫폼 노동자 등 지원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두터운 지원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한정된 재원 탓에 지원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로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원 대상과 당정간 조율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매출·직원 기준 8억, 5인 이상도 거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8/뉴스1 (서울=뉴스1)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전의 피해지원금보다 더 넓게, 더 두텁게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어제(14일)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서 이전보다 넓고 두텁게 지원한다는 원칙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자영업자 지원대상의 매출, 근로자 기준을 높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정책위원회에서) 사각지대 지원과 매출액 상향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며 “(매출 기준을) 8억 원 이하로 올리거나 5인 이상을 고용한 자영업자 지원 등은 당정청 협의하면서 정리되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지급하기 시작한 3차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대상의 버팀목자금은 매출이 감소한 연매출 4억 원 이하 일반업종 자영업자 175만2000명에 100만 원씩 지급됐다. 노래방, 실내 체육시설 등 집합금지업종은 300만 원을 받았다. 식당, 카페 등 집합제한 업종은 200만 원을 받았다.

여당에선 지원금액도 3차 때 지원된 사업자당 최대 300만 원보다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 대변인은 “(최고위에서는) ‘집합금지, 영업금지를 했는데 (기존처럼) 100만, 200만, 300만 원 정도로는 안 된다, 더 두텁게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폭과 규모, 대상에 대해 (정부에) 전달했으니 그것을 근거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최대한 넓게” VS “가능한 넓게”
민주당은 지원 사각지대를 최대한 넓혀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제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지원하고 피해계층,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진 만큼 지원도 두터워져야 한다고 거듭 요구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지원의 사각지대로 “노점상, 플랫폼노동자, 신규 상인” 등을 꼽았다. 이들에 대한 지원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영상 국무회의에서 정세균 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시뮬레이션해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여당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자영업자 지원 기준과 금액 확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도 기존보다 ‘넓고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소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3차 재난지원금 총 9조3000억 원 가운데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은 4조1000억 원, 특수고용직·프리랜서 등 취약계층 지원은 1조6000억 원 규모였다. 일각에서는 4차 지원 대상과 규모가 모두 확대되면 10조 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직 연초라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재원도 따져봐야 한다”며 “최대한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까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