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대신증권 책임연구원
이번 애플카 협업 이벤트에 국내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부품사의 주가는 50% 이상씩 올랐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황금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11년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시대의 주가를 뛰어넘은 것이다.
차화정 시대의 주가 상승은 현대차·기아가 해외 공장을 확대하며 판매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는 신차 출시로 인한 판매량 증가, 원가 절감 또는 고급차 출시에 따른 이익 증가 등이 기업가치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자동차산업에 ‘메카(M.E.C.A.)’라는 거대한 새 물결이 일고 있다. 공유경제(Mobility), 전기차(Electrification), 커넥티드카(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증기기관 발명 이후 100년에 한 번 오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예컨대 평범한 직장인들이 출근할 때 공유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호출해 업무를 보며 회사까지 가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가 차량과 연동되는 시나리오도 떠올릴 수 있다. 메카는 결국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융복합인 셈이다. 많은 자동차 기업이 구글,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등 IT·반도체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앞으로도 이러한 협업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IT 기업이 자동차 설계 능력을 내재화해 제조까지 하기 어렵고, 자동차 기업이 단기간에 IT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내재화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서 자동차 기업이 더 우위에 있을 것이냐, IT 기업이 더 우위에 있을 것이냐는 향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이승환 대신증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