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증시 상장 신청서로 본 쿠팡 임원 최고 연봉 우버 출신 300억… 김범석 의장 158억보다 많이 받아 쿠팡, 물류 확충 등 공격 투자땐 경쟁업체간 합종연횡 불가피할 듯
15일 서울 송파구의 쿠팡 본사. 쿠파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직상장한다고 공식화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1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쿠팡의 면면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통업계는 쿠팡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상장 이후 쿠팡이 물류 확충을 비롯해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베일 벗은 쿠팡 현황 살펴 보니
비밀주의를 고수했던 쿠팡은 운영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이번 상장신청서를 통해 들여다본 쿠팡의 위력은 업계의 당초 추정치보다 강력했다. 지난해 말 기준 3개월 안에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산 적이 있는 고객은 1485만 명.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를 4800만 명으로 볼 때 약 30.8% 수준이다. 2년 전인 2018년 말(916만3000명)보다 62%가량 늘었다.
고객의 충성도는 고객 집단별 지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2016년 첫 주문을 한 고객 집단의 구매액은 2020년 3.6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쿠팡에서 소비자가 쓴 돈은 분기당 평균 256달러(28만3000원)로 2년 전(127달러)의 2배가량으로 늘었다.
쿠팡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임직원은 우버 출신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지난해 연봉과 스톡옵션 등으로 총 2764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받았다. 이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연봉(158억 원)보다 높다.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는 15일 사내 이메일을 보내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쿠팡 및 자회사에 재직 중인 계약직 직원에게 무상부여하겠다”고 말했다.
○ 이커머스 업체들, 협업 통한 대응책 마련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경쟁업체 간 합종연횡도 불가피해졌다. 11번가와 아마존 제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지분 교환 등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온·오프라인 업체들 간의 전략적 협업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세계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은 이번 상반기 IT 개발직군에서 수십 명을 채용한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이달 초 100명에 가까운 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확보와 제휴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