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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사무분담 뒤로 미뤄진 ‘사법권 남용’ 선고

입력 | 2021-02-16 03:00:00

윤종섭 판사, 기존 재판부 잔류여부
모르는 상황에서 내달로 선고 연기
법원 내부 “윤, 남을것으로 본 듯”




서울중앙지법에 6년째 유임된 윤종섭 부장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1심 선고기일을18일에서 다음 달11일로 미룬 것을 놓고 법원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4명에 대한 선고를 다음 달11일로 연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기록 검토 및 판결문 작성을 위해 추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실장 측 변호인은10일 “변론을 재개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하는 대신 선고기일을 연기했다. 변론 재개 신청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추후 다시 변론을 재개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 통상 피고인이 변론 재개를 신청하면 선고를 미루고 변론 재개 날짜를 잡거나 선고를 그대로 강행한다. 하지만 윤 부장판사는22일자 인사를 앞두고, 이번 주 법관 사무 분담을 통해 기존 재판부에 그대로 남을지가 결정되는 상황인데도 선고 기일만 미뤘다. 복수의 법관들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고를 미루더라도 재판부 배치(사무분담) 이전 날짜로 잡는데, 이후로 날짜를 잡았다면 기존 재판부에 남는다고 스스로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장판사가 다른 재판부에 배치되더라도 이 전 실장에 대한 선고가 가능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면 새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면 되지만 선고 기일을 미뤄 판사 서명란에 윤 부장판사가 서명하면 다른 재판부에 배치된 상태에서도 선고를 강행할 수 있다. 한 고위 법관은 “다른 재판부에 가서 서명으로 판결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달 대법원이 단행한 인사에 따라 윤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6년째, 배석판사 2명은 4,5년째 유임됐다. 통상 재판장은 한 법원에 3년, 한 재판부에 2년 근무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