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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큰 ‘학폭’ 사태 징계가 ‘품위 손상’?… KOVO, 징계규정 바꾼다

입력 | 2021-02-16 05:44:00

프로배구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6일 오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대책 마련과 규정 개정 논의하고 결정된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의 모습.‘2021.2.15/뉴스1 © News1


배구계를 강타한 ‘학교 폭력’ 사태로 한국배구연맹(KOVO)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다.

KOVO는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KOVO 대회의실에서 신무철 사무총장 주관으로 연맹 자문 변호사, 경기운영본부장, 대한민국배구협회 관계자 등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갖는다.

연맹은 “학교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대책 마련에 힘쓰고 규정 개정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례 없는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기존의 틀을 바꿔서라도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의 중학교 동창이라 주장하는 A씨가 재학 중 두 선수에게 심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피해자 학부모 등의 추가 폭로가 나오는 등 둘의 ‘학폭’ 관련 이슈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두 선수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15일 이들의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고, 대한배구협회도 대표팀 무기한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재영, 이다영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왔고, 방송가에서도 둘이 출연했던 영상을 삭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자부에서도 OK금융그룹의 심경섭과 송명근이 중고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것을 시인한 바 있다. 심경섭과 송명근은 이번 시즌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과 배구협회의 빠른 결단과 달리 배구연맹은 고민이 많다. 현재 KOVO 규정상으로는 드래프트 이전, 중고교 재학 시절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서는 징계 내릴 장치가 없는 탓이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학폭’ 사태임에도 가해자들을 징계할 명목은 ‘품위 손상’ 정도다.

이에 따라 연맹은 자문 변호사 등과 함께 ‘학교 폭력’에 대한 징계 규정 개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구단 전수 조사 등 대책 마련에도 머리를 맞댄다.

일부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가감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연맹의 단일화 된 창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언을 받아들여 연맹도 ‘학폭’에 대한 자진신고 기간 마련과 단일화된 신고 창구 개설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나아가 선수, 지도자, 협회 및 산하연맹을 포함한 모든 배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 인권 선서에 참여하는 등 폭력 없는 스포츠 문화 조성에도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