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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탄 쏘고 무차별 곤봉 세례까지…미얀마 군경, 폭력진압 상황 ‘심각’

입력 | 2021-02-16 17:04:00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새총과 고무탄을 쏘고 무차별적인 곤봉 세례를 퍼붓는 등 폭력진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공무원, 의료진 등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일부 시민은 16일 최대도시 양곤 인근의 철로를 점거해 철도 운영을 중단시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16일 양곤과 남부 말라윈 사이 철로 위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우리의 지도자를 즉시 석방하라” “시민의 권력을 돌려달라”며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구금 해제 등을 촉구했다. 양곤 시위대는 주요 대학, 중앙은행 등에 집결해 시위 동참을 호소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 ‘만달레이’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자행한 폭력을 고발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새총과 고무탄을 맞고 피 흘리는 시민, 군용 트럭에 탄 군경들이 차에 탄 채 새총을 겨누거나 곤봉으로 무차별 진압하는 장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전역의 100만 명의 공무원 중 30%가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행정부, 은행 및 세금 담당 관료가 상당수 포함돼 국정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립만달레이병원의 한 의사는 NYT에 “독재 체제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행동이 군부를 무너뜨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16일 오전 1시부터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15일에도 새벽부터 약 8시간 동안 인터넷이 끊겼다. 크리스틴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네트워크 차단은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을 훼손한다. 은행 등 주요 분야의 업무를 방해하고 국내 긴장 상황을 고조시킬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군부에 항의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