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화상으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정부가 ‘2·4 대책’의 핵심 사업인 도심 내 역세권과 저밀주거지 고밀 개발사업(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후보지를 7월까지 선정하기로 했다. 또 3기 신도시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반값 아파트’ 분양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 대도시를 묶은 광역권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강원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 철도사업을 연내 착수하기로 했다. 또 건설교통 관련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규제 완화와 신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울산과 경기 안산, 전북 전주·완주 등 3곳에 수소시범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확정해 16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반값 아파트 분양방식 3기 신도시에 적용
올해 추진 계획의 핵심은 ‘2·4대책’ 등 주택 공급을 원활히 해 국민의 주거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를 고밀도로 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를 7월 중 선정하기로 했다. 또 수도권 127만 채 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공급하기로 한 24만 채 규모에 대한 지구계획을 올해 안에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분적립형,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공유형 모기지 연계 등과 같은 다양한 분양방식을 도입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3기 신도시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지분적립형은 최초 분양 시 토지·건물 지분의 20~25%만을 취득해 입주하고 이후 4년마다 10~15%씩 균등하게 나누어 매입하는 방식이다. 환매조건부는 공공기관이 토지개발과 주택건설을 직접 맡아 시세의 3분의 2 수준에 분양하되, 매매나 상속을 허용하지 않고 반드시 공공기관에 다시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는 토지는 공공이 소유 또는 임대하고, 지상의 건물만 일반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반값아파트 또는 보금자리주택이라고 부른다. 공유형 모기지는 목돈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집값의 최대 70%까지 정부가 저리 대출해주고 나중에 집을 팔았을 때 발생하는 이익을 나눠 갖는 ‘수익공유형’과 집값의 40%까지만 대출해주고 매각이익뿐만 아니라 손해까지 분담하는 ‘손익공유형’이 있다.
국토부는 주택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책 수립의 기반이 되는 주택통계의 표본을 늘리고 외부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분기별로 검증절차를 갖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6월 시행될 전월세 신고제의 차질 없는 운영을 위해 3월 중 관련 법을 개정하고,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 4월 중에 시범 실시하고, 11월에는 임대차 실거래 정보 공개도 시범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 지방 광역 도시 육성해 수도권 집중 완화
수도권으로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통 관광 산업 등 특정 분야에서 행정구역을 넘어서 광역지자체 간 연대와 협력이 가능하도록 광역권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집행할 특별지방자치단체나 광역행정협의회, 지방자치단체조합 등을 설치 운영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지방광역시 등에 경제 거점을 선정 육성하고, 지방의 휴·폐업 공장을 복합개발해 첨단 혁신거점으로 만드는 ‘산단 상상허브’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혁신도시에는 비즈파크를, 행복도시에는 산학연 혁신생태계를 각각 조성하기로 했다. 새만금에는 수변도시 탄소중립 계획 및 스마트 그린 산단 조성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 지역을 잇는 광역 교통망도 대거 확충해나가기로 했다.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 철도 건설공사를 연내 착수하고,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송정~목포)공사와 연내 개통을 앞둔 동해선(부산~포항)과 중부내륙선(이천~충주) 공사도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산어촌지역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이들 지역에 ‘주택+일자리+생활SOC’를 하나로 묶은 ‘주거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또 지방과 수도권의 상생 발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개발사업을 패키지로 엮어 지방사업의 적자를 수도권 개발이익으로 보전하는 ‘개발이익 교차보전’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 울산 안산 전주에 수소 시범도시 조성
건설산업의 역량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꾸기 위해 ‘PM(프로젝트 총괄관리)’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사업을 만들고 공공사업에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설계부터 시공, 시설물 유지 관리에 이르는 전반적인 사업을 책임지는 사업방식이다. 시공 분야에 편중된 국내 건설업체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다.
기술발전으로 새로 선보이는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상반기 중에 모빌리티 특화형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된다. 올해 안에 도서지역과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드론 배송을 시작하고, 드론특별자유화 구역 등도 지정된다. 사전에 요금을 확정하거나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맞춤형 요금제’가 도입되고, 펫 전용 택시 등도 선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고사 위기에 놓인 항공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방역이 우수한 국가들이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노선버스 운영업체 주 52시간 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2000명의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또 5월부터 시행될 기능인등급제의 안착을 위해 업체의 고용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 분야에서 범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을 통한 2050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해 공공건축물에 대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울산과 안산, 전주·완주 등 3곳을 수소도시 시범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 건설교통사고 사망자수 획기적으로 줄인다
국토부는 교통 안전, 산업 안전, 자살 예방 등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도 앞장서서 실행해나기기로 했다.이를 위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OECD 평균(5.6명)보다 낮은 4.8명으로 줄이고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의 사망자 수를 작년보다 2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또 자살 방지를 위해 공공주택에 소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특화설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출퇴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를 하루 44회에서 103회로 늘리고, 한번에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는 2층 전기버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시흥~송파, 성남~하남~남양주, 제2용인~서울, 서울~양주를 연결하는 민자도로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도 연내 끝내기로 했다.
버스-지하철-승용차로 환승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고속도로 영업소와 휴게소 등을 활용한 ‘거점별 환승체계 구축 기본계획’도 올해 안에 수립하기로 했다. 또 고속버스부터 시내버스, 지하철까지 환승할 수 있도록 ‘하남드림휴게소’를 입체개발하기로 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