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
램지어 교수는 이 논문에서 여성들에게 매춘을 강요한 주체는 없으며 어린 여성들을 꼬드긴 국내 모집책들이 문제라고 서술했습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는 공인된 매춘부이지 성노예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글은 단순한 기고문을 넘어 학술 논문이라 더 심각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역사적 사실의 가해자와 피해자 개념이 없어집니다. 논란이 일자 해당 학술지 측은 홈페이지에 ‘우려 표명’이라는 공지를 올렸지만, 논문 자체를 철회하기보다는 반론과 함께 게재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난 이 논문을 읽었을 때 참 놀랐어요. 배경 설명도 없고 논리도 아주 빈약해 F학점입니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의 말입니다.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도 “램지어의 논문은 비참할 정도로 실증적으로,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혹평했습니다.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역시 이 논문에 대해 “근거와 설득력 없는 ‘실패한 연구’”라고 비판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제자인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조차도 해당 논문의 편향성을 지적했습니다. 수많은 학술적 증거를 배제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더든 교수는 “논문 전체가 오류와 실수로 가득 차 있어서 학술 논문으로 출간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고 2018년에 일본 정부가 주는 훈장인 ‘욱일중수장’을 받았습니다. 그의 공식 직함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입니다. 여러 경로로 일본 단체 및 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학문적 편향성의 씨앗이 어디서 싹텄는지 추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역사 기록과 생존자들의 증언은 차고도 넘칩니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등이 이를 인정했고 일본 정부 역시 과거 고노 담화 등을 통해 잘못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역사적 실체를 통찰하지 못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황당무계한 이유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