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1000명 대상 조사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40대의 10명 중 8명은 현재 주식, 펀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초저금리와 주식 활황 속에 40대의 돈이 투자 자산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두드러졌다.
○ “저금리·목돈 마련 위해” 1∼2년 새 투자 늘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16일 이런 내용의 ‘생애금융보고서-대한민국 40대가 사는 법(머니편)’을 내놓았다. 서울 및 지방 4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40대 소득자 1000명을 설문조사해 분석한 내용이다.
40대들은 금융 투자를 확대한 이유로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서” “투자를 안 하면 목돈 마련이 어려워져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40대 초중반은 “집값이 높아져서”, 40대 후반은 “가구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아서”라는 답도 많았다.
○ 투자 의지 높아도 예·적금 비중 58%

하지만 이 같은 투자 확대 움직임에도 투자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금융투자자의 절반 이상(54.5%)이 투자 원금을 보전하거나 5% 미만의 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성향을 반영해 40대가 보유한 금융자산(평균 7000만 원)에서 예·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7%나 됐다. 주식 등 금융투자 비중은 23.6%에 그쳤다. 보고서는 “투자 의욕은 높지만 손실 감수는 적게 하고픈 투자자는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 코로나19로 대출 부담 가중
40대가 가진 부동산, 금융 자산 등 총자산은 평균 4억1000만 원, 대출은 80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거 관련 대출이 평균 9400만 원, 신용대출 등은 5900만 원이었다. 특히 10가구 중 7가구(65.9%)는 대출 잔액이 남아 있어 상환 부담을 안고 있었다.
대출이 있는 40대 3명 중 1명 이상(37.5%)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중 대다수(74.9%)가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줄어 부족한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늘렸다”고 했다. 이어 ‘금융투자 자금’(9.7%) ‘부동산 매매자금’(8.9%) 등이 필요해 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평생 가져갈 재산 형성 시기이면서 자녀 교육, 주택 마련, 자기계발 등 여러 인생 과제도 많은 만큼 세심한 투자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