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명을 8500명으로 줄여… 공식 석상에서 의혹 첫 시인 작년 투명한 공개로 트럼프와 대비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거론됐지만 지사직 사퇴-檢수사까지 받을 처지
CNN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 제공을 우선시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밝힌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실제와 다르다는 걸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사망자 수 관련 논란이 불거진 뒤 그가 공식석상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해 8월부터 뉴욕주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를 1만5000명에서 8500명으로 줄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8500명은 요양시설 안에서, 나머지 6500명은 요양시설에 있다가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외부 병원으로 옮겨진 후 사망했다. 요양시설 밖 사망 사례를 통계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의도적 축소’가 아닌 정보 공개가 지연(delay)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주의회에서 이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쿠오모 측은 “주정부의 업무가 많아 제때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곧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쿠오모 최측근인 멀리사 데로사 보좌관은 10일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우리(뉴욕주)가 요양시설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인다’는 취지의 글을 쓰는 등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했다. 그래서 주의회가 요양시설 사망자 통계를 요구했을 때 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망자 수를 공개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 소속 주지사인 쿠오모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법조인 출신의 쿠오모 주지사는 2011년 1월 취임했다. 2018년 3선에 성공했고 이번 임기는 2022년 12월까지다. 역시 3선 뉴욕주지사를 지낸 마리오 쿠오모(1932∼2015)의 장남으로 부자(父子)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가 그의 동생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