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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살인? 3살 딸 방치한 친모 3개월 전 남친 집 전입신고

입력 | 2021-02-17 15:29:00

경북 구미서 3살 딸을 방치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가 설날인 1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1 2.12/뉴스1 © News1


 3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 A씨가 이사가기 3개월 전 이미 전입신고를 마친 것으로 드러나 ‘계획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숨진 아이와 함께 살던 빌라에서 이사가기 3개월 전인 지난해 5월 A씨가 이미 다른 남자 B씨가 살고 있는 인근 빌라로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숨진 딸의 친부와 이혼한 A씨는 지난해 8월 B씨의 거처로 옮긴 뒤 B씨의 아이를 출산했다. A씨는 이사 가기 전 여러 차례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비우며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서 이사가기 바로 전인 8월 초 출산한 아기를 촬영한 사진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3살 딸이 부패된 사체로 발견된 빌라의 우편함에 있는 전기요금 청구서에는 이사간 후에도 이 빌라에서 상당한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어 ‘친모가 홀로 버려진 아기의 상태를 살피러 간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아기의 사체가 발견되기 전 누군가 다녀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사간지 한달 뒤인 지난해 9월에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으며, 두달 뒤인 10월에도 지난해 2~6월 전기사용량과 비슷하거나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청구서에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의 전기요금만 미납돼 있어 이사간 후인 9~11월 3개월 동안 누군가 전기요금을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A씨의 전 남편은 전날 구미시청을 찾아 딸의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이 그동안 얼마나 지급됐는지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0일 구미시 상모사곡동의 한 빌라에서 3살 여자아이가 부패된 시체로 발견됐다.

아이의 외할머니는 ‘빌라의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빌라를 찾았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고, 외할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이 빌라에는 아이 혼자 난방도 안된 방에서 숨져 있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아이의 친부는 오래 전 이혼 후 집을 떠난 상태였다.

사건이 접수된 날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다음날인 11일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는 구속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친모 A씨는 지난해 8월 중순쯤 재혼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으며, 출산을 앞두고 전 남편의 아이를 빈 집에 버려둔채 이사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 남편의 아이라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죽었을 것이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