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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의붓아들 대리석에 머리 밀쳐 죽게하고 “젤리 목걸려” 거짓말 계부

입력 | 2021-02-17 16:45:00

© News1 DB


5살짜리 의붓아들을 세게 밀쳐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해 숨지게 한 40대 계부가 2심에서도 중형에 처해졌다.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0)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12년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2월23일 오후 7시45분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의붓아들 B군(5)의 머리를 대리석 바닥을 향해 강하게 밀쳤다. 바닥에 부딪히며 뇌에 큰 충격을 받은 B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5일 뒤 숨졌다.

사건 당일 병원에서 B군을 진찰한 의사는 온 몸에 멍 자국이 많고 멍의 형태가 하루 동안 생긴 게 아니라는 판단 아래 아동학대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의심’ 통보를 했다.

그는 또 B군의 연령대에는 두개골이나 두피 두께가 딱딱해 보편적으로 3m 이상 높이에서 떨어지거나 본인 키 3배 정도 높이에서 떨어질 때 외상이 크게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처음에는 B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고함을 치자 B군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또 B군이 말대꾸를 하는 등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진술을 여러차례 뒤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 조사에서는 B군이 먹던 ‘젤리’가 기도에 걸려 질식해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부인 C씨는 증거물로 젤리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중요한 사망 원인을 검찰에서야 진술하는 점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B군의 목에서 젤리를 꺼내는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A씨가 법정에서 젤리를 당일날 버렸다고 진술한 점 등도 근거로 했다.

이 밖에 어린이집 교사, 의사, 부검의 등의 의견을 종합해 A씨의 여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B군 얼굴 사진에 멍 자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신체적 학대가 있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점, 폭행 시기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이 이유였다.

A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2심에서도 A씨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검찰은 2심에서 A씨의 아동학대 입증을 시도했다.

지난 1월18일 증인으로 나온 어린이집 교사는 B군이 사망하기 며칠 전 얼굴에 큰 멍이 있어 사진으로 찍어둔 일을 재차 증언했다.

하지만 2심에서도 아동학대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1심과 같이 누가 폭행을 했는지 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A씨는 증거물로 제출된 젤리가 B군의 입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감정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젤리가 B군의 입에 있던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사건 당일 먹은 젤리가 아니라 다른 날에 먹다가 버린 걸 뒤늦게 찾아서 제출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이후 17일이 지나갈 동안 젤리를 계속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 조사 단계에 이르러서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도저히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B군이 왼쪽으로 심하게 넘어졌다고 말했지만 부검결과 등을 보면 오른쪽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여전히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