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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수검사한 포항, 방역효과 톡톡히 봤다

입력 | 2021-02-18 03:00:00

전국 최초로 ‘가구당 1명’ 검사, 지역 내 숨은 감염자 43명 찾아
생활방역 등 사회적 비용 절감… 코로나 안정되자 경제 회복에 집중
지역화폐 발행 늘리고 생계비 지원



최근 경북 포항시 남구 시청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경북 포항시가 전국 처음으로 가구당 1명 이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한 이후 무증상 감염자 33명을 발견하는 등 방역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한 점과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분위기를 조성한 것에 따른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동(洞) 단위 지역과 연일·흥해읍 주민 등은 가구당 1명씩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모두 19만6410명을 검사해 코로나19 확진자 43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무증상 확진자가 33명에 달했다. 이번에 발견되지 않았다면 이들에 의한 ‘조용한 전파’로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었다.

포항시가 초유의 전수 검사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경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지난해 2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매달 신규 확진자 0∼39명 수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구룡포읍과 지역 목욕탕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올해 1월까지 2개월 동안 32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포항은 전수 검사 이후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검사 전후 일주일 단위 지역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달 18∼24일 47명, 25∼31일 49명이 발생했지만 이달 들어 1∼7일 23명, 8∼16일 5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700여 명까지 치솟았던 자가 격리자도 현재 200명대로 감소했다.

포항시는 이번 전수 검사가 지역민의 불안감 해소뿐만 아니라 생활 방역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대 해수욕장 등은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넓게 트인 공간이라는 생각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시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전수 검사를 계기로 시민들이 실내외 어느 곳에서도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컸다. 포항의 지역 감염재생산지수(1명이 감염시키는 숫자)가 0.79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조용한 전파로 인한 잠재적 집단 감염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전수 검사에 27억 원을 투입했다. 당장 환산하긴 어렵지만 확진자 1명만 발생해도 치료비(615만 원 수준)와 역학조사, 접촉자 검체검사 등에 막대한 비용을 쏟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큰 효과를 본 것이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코로나19 여파로 무너진 지역 경제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지역상권 회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골목상권 회복을 위해 영업 피해 업종에 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올해 지역 화폐인 포항사랑상품권을 전국 최대규모인 5000억 원으로 확대 발행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로 갑자기 무너진 경제 위기 가정에 생계비를 최대 6개월 동안 지원하고 공공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취약계층 복지 지원책도 추진한다. 지역 대표 산업인 철강과 2차전지 등 미래 신산업을 지원해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하고 100조 원대 경제 효과를 위한 중장기 계획도 실행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시민들이 성숙한 의식을 갖고 코로나19 방역에 동참했기 때문에 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역경제와 골목상권이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