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줄이고 대규모 인력 감원 채무변제땐 인수자금 1200억 안팎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기를 반납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서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한 게 긍정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 전망이 불투명해 인수 전망은 안갯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에 2, 3곳의 기업이 추가로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호남 중견 건설사, 금융사 등 기존에 인수 의사를 보인 4곳을 포함해 6, 7개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희망업체들은 이스타항공의 선제적 구조조정과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채무 변제 가능성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보유 항공기 16대 중 10대를 반납했고 직원 600여 명을 정리해고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가 구조조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스타항공은 이미 몸집을 크게 줄여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을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 몸집을 줄여 부담은 감소했지만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항공업계 특성상 소규모로는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 이스타항공은 호황기에도 흑자 폭이 크지 않았다. 최대 영업이익(145억 원)을 달성했던 2015년에도 그해 제주항공 영업이익(514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지난해 3월 이후 계속된 운항 중단으로 새로 운항증명(AOC)을 받아야 해 이르면 6월에나 국내선 운항이 가능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법원은 이스타항공에 5월 20일까지 인수기업 등을 적시한 회생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르면 4월 초 인수업체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