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1’ 일등공신 김소니아 골밑 약하고 박혜진도 초반 결장… 악재 속 득점-리바운드 크게 늘어 KB 박지수에게도 밀리지 않고, 김정은 다치자 도움 등 궂은일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둔 우리은행 김소니아(27·176cm·사진)에 대한 농구계 얘기다. 21승 7패인 우리은행은 17일 현재 2위 KB스타즈(20승 8패)에 1경기 차로 앞서 있다.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지난 시즌에 이어 정규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지킨다. 우리은행은 18일 아산 안방경기에서 5위 하나원큐를 상대한다.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했던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 컸다. 2019년 은퇴한 ‘레전드’ 임영희의 공백이 여전히 커 보였고,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돼 골밑 보강이 불가능해졌다. ‘리더’ 박혜진은 개막 직전 족저근막염으로 이탈해 전력 공백을 안은 채 시즌에 들어갔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28일 간판스타 김정은마저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겹쳤다.
김소니아는 시즌 28경기에서 평균 35분을 뛰며 17.9득점 9.9리바운드를 기록해 두 부문 모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 경기 ‘더블더블’급 활약에 어시스트도 3.4개나 했다. 지난 시즌 8.6득점 6.9리바운드 2.5어시스트보다 고르게 기량을 향상시켰다. 위 감독도 “어느새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선수가 됐다. 어금니도 보통 큰 어금니가 아니다”라며 놀라워했다.
김소니아는 상대에 따라 힘을 안배하면서 동료를 돕고 활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우리은행이 KB스타즈와의 시즌 6차례 맞대결을 4승 2패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도 김소니아의 역할이 컸다. 박지수와 정면으로 맞선 김소니아는 두 차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 땐 힘과 교묘한 심리전으로 밀어냈고, 공격 땐 폭넓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끌고 다니며 지치게 했다.
김정은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궂은일에 더 집중하며 확률 높은 득점 농구를 도왔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박지현에게는 골밑에서 안정감 있게 자리를 잡도록 하고 도움 패스를 연결해 쉬운 득점을 올리게 했다. 투지 넘치는 수비는 덤이다. 김소니아는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고, 변화도 심해 팀 전체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늘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