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동대문구 해성여고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고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문제는 현실이다. 당장 이 같은 다양한 과목을 가르칠 교사가 태부족이고 수업의 질도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학교가 속한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라 과목의 개설 수와 학생부 작성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도 문제다.
○ 일정 학점·성취도 이뤄야 졸업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고교 1학년이 될 때 고교학점제에 맞춰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 1학년 때는 기본 수학, 기본 영어, 실용 국어 같은 공통과목을 듣는다. 2학년부터 자신이 설계한 진로에 맞춰 100개 이상의 일반·융합·진로 선택과목 중 원하는 걸 골라 직접 시간표를 짠다.
이날 교육부 발표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함께 전 과목의 내신 평가방식을 절대평가제인 ‘성취평가제’로 바꾸는 내용이다. 성취평가제는 이른바 ‘내신 지옥’이라 불리는 같은 반 학생끼리의 경쟁을 막고 개개인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입 선발 자료로서의 변별력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어 논란이 됐다.
○ 지역·학교 격차 줄이고 수업 질 높여야
교육현장에서는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인한 대입 변별력 논란보다 당장 고교학점제의 실현 가능성이 고민이다. 무엇보다 ‘선택과목’이 도시와 지방, 사립과 공립, 학군과 상관없이 모든 고교에서 다양하게 개설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7일 “교육부는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게 하겠다는 건데 교사 부담이 폭증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해서 수업의 질이 좋겠냐”며 “교원 수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지방에는 여러 학교를 돌며 가르치는 순회교사를 운영하고 온라인 수업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기존 교사가 가르치기 어려운 선택과목은 교원 자격이 없더라도 외부 전문가가 기간제 교사처럼 가르칠 수 있게 법령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지금도 지방 학교들은 기간제 교사조차 못 구해 난리인데 낮은 수당을 받고 농촌까지 가서 수업할 외부 전문가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같은 진보성향 교원단체에서도 “임시방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