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대범죄수사청 추진] 해외선 檢수사가 대체적 추세… 검경수사권 조정과 혼선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겠다고 나서자 법조계에서는 중대 범죄 대응 역량이 오히려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법조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 관련 수사권을 갖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이달 중 발의하고 6월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사청이 설치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는 없어지고 검사는 영장 청구와 공소유지만 담당하게 된다. 수사청은 미국 법무부 산하에 있는 연방수사국(FBI)처럼 운영되며 영장 청구 권한이나 기소권은 없다. 수사권이 없어진 검찰은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권한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집중되고 수사청과 경찰이 나머지 범죄를 맡는다. 검찰은 공수처 등 일선 수사기관에서 맡은 사건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는 역할로 업무가 조정된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올해 1월부터 시행돼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했는데 새 제도가 안착하기도 전에 또다시 수사기관을 만들 경우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수사청의 소속 부처를 법무부로 할지 행정안전부로 할지도 의견이 갈린다. 법무부에 둘 경우 기존 검찰 조직과 중첩될 수 있고, 행정안전부 산하로 할 경우에는 이미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찰의 권력 집중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8년 1월 14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권력기관 개편 발표를 하면서 “이미 검찰이 잘하는 특수수사 등에 한해 직접 수사를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