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실점을 허용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올 시즌 최다인 4연패. 갑작스러운 ‘학교 폭력’의 직격탄을 맞은 흥국생명이 최대 위기에 놓였다. 우승은 떼 놓은 당상이라 여겨졌던 ‘흥벤저스’인데 지금 상황은 말이 아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끌어야 할 ‘주장’ 김연경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흥국생명은 최근 ‘학폭’ 사건으로 주축이었던 이재영, 이다영이 빠지면서 휘청 거리고 있다.
2명이 빠진 빈자리도 크지만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게 심각하다. 좋지 않은 의미에서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서 선수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학폭’ 사태 이후 펼쳐진 2경기에서는 모두 일방적인 흐름 속에 0-3 셧아웃 패배를 기록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숨 쉬며 “어떻게든 남아있는 선수들이 잘 추슬러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으나 총체적 난국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브루나 모라이스(브라질)는 전혀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16일 인천 IBK기업은행전에서는 단 1득점에 그쳤다.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 때 브루나를 잘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세터와 호흡을 맞출 시간을 부여하고 있지만, 갈 길 바쁜 팀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흥국생명은 결국 김연경 중심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10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김연경은 공격성공률 46.42%(1위), 537점(5위) 등 몫을 해내고 있다. 최근 흐름은 썩 좋지 않지만 위기에서 흔들리는 선수들의 중심을 잡기 위해선 ‘빅스타’의 분전이 필요하다.
박 감독은 “그 동안 모든 선수들이 힘들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빨리 수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나리오 중심에 김연경의 비상이 있어야한다.
흥국생명은 오는 19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인삼공사도 주전 세터 염혜선이 손가락 골절로 이탈한 터라 온전치 않은 전력이다. 흥국생명이 또 쓰러진다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