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News1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등 ‘가치동맹’ 규합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다자적 ‘가치동맹’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에 빠질 수도 없고 북한·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에 동참하기에는 부담스런 ‘딜레마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주도의 정치적 목적으로 외국인을 인질로 잡는 행위를 규탄하는 ‘자의적 구금 반대 공동선언’에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58개 국가가 동참했다.
실제 중국도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사실 왜곡” “악의적”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은 이번 선언에 동참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지난 16일 “캐나다 주도의 자의적 구금 반대 공동선언 사안에 대해 인지해 왔다”며 “향후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을 주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국의 공동선언 불참 결정이 ‘외교 실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제사회에서 명분이 분명한 인권·민주적 가치에 한국이 불참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고, 한미동맹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인권이 ‘약점’인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 북한의 한국인 6명 구금 등 자의적 구금 반대 공동선언에 한국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주춤거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는 16일(현지시간) CNN 방송 주관으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중국은 인권 문제에 대한 파장이 있을 것이고 그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인권을 매개로 동맹국, 우호국 ‘줄 세우기’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미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미국 내에서 이러 저러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다자 성명에도 불참했다는 것은 한국의 인권 의식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정부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2년 연속 빠졌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문제에 버금가게 인권문제를 다룰 가능성 크다. 우리가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면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