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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창업자 김봉진 부부 “재산 절반 기부”…5000억 넘어

입력 | 2021-02-18 09:44:00

김봉진(오), 설보미(왼) 부부. 사진=세계 기부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홈페이지 캡처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 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가치 등을 환산해 1조 원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00억 원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18일 세계 기부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따르면 김 의장과 설보미 부부는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

더 기빙 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지난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10억 달러(약 1조1054억 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앞서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부에 동참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이다.

김 의장은 더 기빙 플레지의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일곱 번째다.

사진=세계 기부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홈페이지 캡처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저와 저의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한다”며 “이 기부 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우리 부부는 앞으로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 기빙 플레지 회원 219명의 약 75%는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궜다. 김 의장 역시 자수성가형 억만 장자다.

김 의장은 그동안 사랑의열매에 71억 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까지 100억 원 넘게 기부했다. 기부금은 음식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이고 있다.

한편,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도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재산은 주식 평가액만 10조 원을 넘어 총 기부액은 5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