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 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가짜계약 의혹으로 62% 넘게 폭락했던 중국 드론 업체 ‘이항(EHang·億航)’의 주가가 이번엔 68% 가까이 폭등했다.
이항 홀딩스 ADR(EH)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1.43달러(67.88%) 오른 77.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9년 12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항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21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도 최고 124달러까지 껑충 뛰었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가 발간한 33쪽짜리 공매도 리포트(‘추락으로 향하는 이항의 주가 폭등’)에 나오는 이항의 생산장 모습.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중국 업체 ‘쿤샹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가 계약 9일 전에 급조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홈페이지에 안내되는 주소 3곳 중 1곳은 쿤샹과 관련 없는 호텔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1곳은 쿤샹이 13층에 입주했다는 빌딩이었는데, 실제론 11층짜리 빌딩이었다.
또 이항 본사에는 드론택시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조립 라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텅 빈 생산장엔 부품 박스들이 쌓여있었는데,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이들 부품들을 조립해 출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항의 주가 흐름. 글로벌 금융포털 위불(Webull) 캡처
이에 이항 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리포트에 근거 없는 주장, 정보 해석의 실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포트가 지적한 내용에 대해선 뚜렷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반등이 ‘데드캣 바운스’(큰 폭으로 떨어지던 주가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항 대변인은 회사가 조만간 구체적으로 반박할 만한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