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슈퍼리치의 기부클럽’ 기빙플레지 뭐길래…“75%가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입력 | 2021-02-18 13:13:00

(왼쪽부터) 설보미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우아한형제들 제공) © 뉴스1


국내 최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참여하기로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의 기부 클럽’으로 알려진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 운동이다.

기빙 플레지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과 세계인을 상대로 한 선언의 형태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본인의 관심사와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 적합한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기빙 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빙 플레지를 통해 기부 선언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영화 스타워즈를 제작한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참여했다.

미국·영국·호주·브라질·캐나다·중국(본토 및 대만· 홍콩 등 포함)·인도·인도네시아·키프로스·독일·이스라엘·말레이시아·모나코·노르웨이·포르투갈·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슬로베니아·남아프리카·스위스·탄자니아·터키·우크라이나·UAE 국적이 회원으로 참여했으나 그동안 한국 국적은 없었다.

김 의장은 수개월에 걸친 가입절차 끝에 한국인으로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가 됐다.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선 7번째 기빙 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기빙 플레지 측은 기부 서약 신청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와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서약자의 이름, 사진, 선언문을 기빙 플레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김 의장 측은 지난해 10월 재산 기부에 대한 뜻을 굳히고 기빙 플레지 참여 방법을 타진하기 시작, 국내 대표 기부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를 거쳐 글로벌 기부 연합체 세계공동모금회(UWWW)를 통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관계자와 연락이 닿기 시작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지난 2000년 설립한 세계 최대 자선단체다.

김 의장은 빌 게이츠와 막역한 사이인 브라이언 갤러거 UWWW 회장과 화상으로 의견을 나눈 뒤 지난해 12월 김 의장의 추천서를 기빙 플레지 관계자에 전달했다.

김 의장의 레퍼런스 체크는 한 킴 알토벤처스 대표와 이재현 골드만삭스PIA 한국 부문 대표가 맡았다.

특히 이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이 2012년부터 진행 중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고, 기빙 플레지 측은 이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장은 이날 기빙 플레지 서약자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서약서를 공개하며 “저와 제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 기부 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 결심의 이유를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