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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 요양원 사망자 누락 논란…FBI, 주지사 조사

입력 | 2021-02-18 15:31:00

뉴욕 주의원 "쿠오모가 커리어 위협" 주장도




한때 미국 민주당 차기 대선 잠룡으로 거론됐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대상이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ABC와 NBC, CNN 등 현지 언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FBI와 검찰 당국이 뉴욕 장기 요양 시설 입주자 사망 대거 누락과 관련해 쿠오모 주지사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뉴욕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요양원 사망자가 최대 50%가량 누락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레티샤 제임스 주 법무장관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월 발표했다.

뉴욕은 코로나19 유입 초기 미국에서 가장 타격을 입은 지역이다. 존스홉킨스 코로나19 지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지역 누적 확진자는 155만9000여명, 누적 사망자는 4만6200여명에 달한다.

NBC는 뉴욕 요양원 거주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만5000여명으로, 공식 수치보다 8500여명가량 많다고 보도했다. 요양원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숨진 이들이 요양원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울러 최근 들어선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이 주의회 상대 요양원 사망 보고를 보류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ABC가 확보한 이 측근의 증언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 “그는 우리가 요양원 거주자들을 모두 죽였다고 트윗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정보 악용 우려 때문에 보고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우리는 (정보의) 공백을 만들지 않았어야 한다. 정보를 좀 더 좋은 방법으로 다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어 “책임을 받아들이겠다. 내게 책임이 있다”라며 “정보를 좀 더 빨리 제공했어야 한다. 우리는 당시 위기를 다루는 데 지나치게 집중했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쿠오모 주지사가 이번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막기 위해 주의회 의원들에게 탄원을 넣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이들에겐 정치적 보복을 위협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민주당 소속 론 김 뉴욕 주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쿠오모 주지사가 내게 직접 전화해 커리어를 위협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로 배포한 성명을 통해 “주지사는 나를 모략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팩트는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미국 내 코로나19 대량 확산이 이뤄지던 지난해 초 매일 일일 생방송 브리핑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는 초기 낙관론으로 비판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