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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한파에 ‘거북이 구출 작전’…주민들, 3500마리 구했다

입력 | 2021-02-18 16:34:00

"최대한 많은 거북이 구하겠다"




미국 텍사스 주민들이 한파에 기절한 거북이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약 3500마리의 바다거북은 현재 시내 컨벤션 센터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텍사스 사우스파드리아일랜드 컨벤션 센터가 바다거북으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컨벤션 센터를 관리하는 에드 쾀은 “거의 15분에 한 번씩 바다거북을 태운 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이곳을 방문한다”며 주민들이 한두 마리, 혹은 십여 마리의 바다거북을 이곳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쾀은 “어제는 80마리, 100마리, 50마리를 가득 채운 트레일러가 한꺼번에 도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컨벤션 센터 측은 더이상 거북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쾀은 “한파로 인한 전력난으로 현재 컨벤션 센터 역시 온풍기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쾀은 “주민들이 지금까지 3500마리의 바다거북을 이곳에 옮겨놨다”며 “일부는 생명을 잃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구조’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텍사스의 날씨는 영상 2도, 체감온도 영하 3도로 지난주에 비해 상승했으나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쾀은 “한파가 다시 몰려온다는 소식이 있다”며 “컨벤션 센터에 있는 바다거북을 언제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대한 많은 거북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남부 지역은 몇십년 만에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며 한파를 겪고 있다.

강추위로 인해 텍사스, 루이지애나,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등에서 21명이 사망했다. 전력 공급이 끊기자 자동차나 프로판 가스, 벽난로 등을 이용해 난방을 시도하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도 약 300명에 달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