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지연 우려 즉시 정지 안 한 혐의 '무죄' 운영기술 지침서에 열출력 측정법 기재 안 돼
전남 영광 한빛원전 1호기에서 발생한 열출력 급증 사고와 관련해 허위 보고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수력원자력㈜과 직원 6명 중 3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18일 원자력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팀장 A씨·기술실장 B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원자로 차장 C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발전소장 D씨·안전차장 E씨·계측제어팀 직원 F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원자로 조종 면허가 없는 계측제어팀 직원 F씨와 원자로 차장 C씨는 제어봉을 특정 수치 스텝까지 조작하거나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발전소장 D씨를 제외한 5명은 이 같은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원자로 출력 급증의 원인은 제어봉 조작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고 원자로 조종 면허도 없는 계측제어 직원의 단독 운전 조작과 발전팀의 감독 소홀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검찰은 원자로가 일단 정지하면 다시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원자로 정지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열출력 초과 사실을 숨겼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시 ‘한빛원전 운영기술 지침서’에 1시간마다 열출력을 확인해야 한다고만 규정돼 있을 뿐 열출력 측정 방법(노후 핵 계측기 출력, 2차 열출력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았던 만큼, 불명확한 열출력 측정 방법을 확장 해석할 수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공판 과정에 노후 핵 계측기 출력 방법으로 측정해 원자로를 수동 정지해 안정 상태를 유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2차 열출력 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지침서가 아닌 운영절차서 규정)고 맞서왔다.
재판장은 원자로 재가동 시험 운행 당시 보조 급수펌프 작동 뒤 2초 동안만 열출력 제한치가 초과됐다가 안정 상태로 돌아온 점 등으로 미뤄 직원들이 출력 초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재판장은 조종 면허가 없는 계측제어팀 직원 F씨가 원자력 감독 면허를 가진 발전팀장 A씨의 지휘·감독 하에 제어봉을 조작했다고 보고, 이 혐의도 죄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