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지역예방접종센터 후보지 중 한 곳인 전남 목포실내체육관 모습.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김성규 정책사회부 기자
정부의 접종 준비도 한창 진행 중이다. 초저온 상태로 유통될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위해 다음 달까지 전국 22곳에 접종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서울, 충남 천안시, 광주, 경남 양산시 등 4곳에 중앙 및 권역접종센터를 설치했다. 이달 중 대구동산병원에는 전국 첫 지역접종센터가 들어선다. 백신 도입 물량이 늘어나면 접종센터는 250곳까지 늘어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도입 일정에 맞춰 코로나19 접종센터를 차질 없이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의 다짐을 그대로 믿기에는 불안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접종에 투입될 인력 확보 문제가 걱정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지역예방접종센터의 상황이 우려스럽다. 대전시는 접종센터 의료인력 부족 때문에 시장 주재로 병원장 간담회도 열었다. 하지만 의사 장기채용이 어려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고양시는 3개 구에 접종센터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일할 의료진을 구하지 못했다. 남양주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도 자치구별 백신 접종 필수 인력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인력 부족만이 아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방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65세 이상 요양병원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유예했다.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렵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의료진이 찾아가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영하 75도 초저온 냉동을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을 전국 곳곳에 산재한 요양병원을 찾아다니며 안전하게 접종하는 건 누가 봐도 까다로운 일이다.
설 연휴 후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3, 4월에 ‘4차 대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방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백신 접종에 사소한 차질도 생겨선 안 된다. 방역당국이 예측 가능한 상황은 물론 돌발 변수까지 꼼꼼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규 정책사회부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