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개는 시간당 2000원 ‘봉사 수준’ 고용지표 ‘반짝’ 개선 효과 노려… 상당수 노인-퇴직자 대상 일자리 “노인일자리 안 만들면 목표 못채워” 정부, 부실 논란에도 추가공급 검토
19일 고용노동부가 공시한 1분기 중앙부처의 직접 일자리 83만 개를 분석한 결과 59만 개(71.1%)가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일자리로 채워졌다. 이는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이웃 노인이나 장애인, 한부모 가정 아동 등을 돕는 일거리다. 매달 30시간 이상 일하지만 식비와 교통비를 합친 활동비는 월 27만 원 이하로 정해졌다. ‘용돈 벌기’ 일자리로 일자리 목표를 채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보다 수당이 더 낮은 정부 공급 일자리도 있다. 고용부의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 사업은 50∼69세 퇴직자 1만1700명을 선발한다. 금융권 퇴직자가 소상공인 금융 상담을 하는 등 경력자의 사회공헌을 지원하지만 시간당 수당이 2000원에 그친다. 교통비(3000원)와 식비(6000원)를 포함해도 하루 8시간 근무에 2만5000원(시급 3125원)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이 사업 참여자는 앞으로 일자리 통계에서 ‘취업자’로 분류된다.
정부 예산을 실효성 없는 일자리 창출에 사용한다는 비판에도 ‘정부발(發)’ 임시 일자리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노인 일자리를 넣지 않으면 일자리 목표를 채우는 게 쉽지 않다”며 “매년 나오는 일자리 대책에 단발성 일자리가 꼭 포함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직접 일자리 추가 발굴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관련 사업의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올해 내놓는 직접 일자리 104만 개 외에 직접 일자리를 추가로 늘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정부 일자리가 실효성 없는 단기 일자리라는 지적에 대해 임서정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일자리를 단기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일자리 정책이 단기적인 직접 일자리 창출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며 “경직된 노동시장과 저조한 투자 문제를 해결할 중장기적 해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혜미 1am@donga.com·이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