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암 투병 중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예고 없이 찾아가 위로했다.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인 두 정치인의 정파를 초월한 우정에 외신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요일인 이날 돌 전 상원의원이 살고 있는 미국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단지를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백악관 대통령 공식 일정에 없던 것으로 갑자기 이뤄졌다.
외신에 따르면 98살인 돌 전 의원은 18일 폐암 4기를 선고 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를 알게 된 바이든 대통령이 돌 전 의원을 찾아간 것이다.
바이든과 밥 돌. 트위터 캡처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 이어졌을 때 공화당에서 공개적으로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돌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인터뷰에서 “선거는 끝났고 바이든은 1월 20일(취임식 날)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칭하며 “그는 정부가 어떻게 일하고 의회가 어떻게 일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소속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결코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는 1월 21일 백악관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에게 (대선 패배가) 꽤 쓴 약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가 졌다는 것은 사실(fact)”이라고도 했다.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그(돌 전 의원)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며 “바로, 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돌보는 것은 이 나라의 책무라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돌 전 의원과 둘이서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을 함께 여행했다는 사실도 밝히며 돌 전 의원이 국가에 ‘비할 수 없는 헌신을 바쳤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절친(close friend)’이라고 밝혔다.
밥 돌(오른쪽 아래 사진). 트위터 캡처
돌 전 의원은 캔자스에서 27년 간 상원의원으로 선출돼 미 정계에 몸담은 정치인이다. 그는 1976년 미 대선에서 제럴드 포드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가 당시 민주당 소속인 지미 카터에게 패배했다. 1980년, 1988년에는 대선에 도전했지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199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과 맞붙었다가 패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