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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마윈’ 피폐한 모습으로 4년만에 귀향…“돈벌이 수단이었나”

입력 | 2021-02-21 16:10:00

‘리틀 마윈’으로 불렸던 판샤오친의 8살 당시 모습(왼쪽)과 4년 만에 귀향한 모습.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닮아 ‘리틀 마윈’으로 불린 소년이 고향을 떠난 지 4년 만에 피폐해진 모습으로 귀향해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글로벌 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시성 융펑현에 사는 판샤오친(范小勤)은 지난 2016년 마윈과 닮은 생김새로 유명해졌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당시 8살이었던 판이 학교도 다니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 회장이 직접 지원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판은 2017년 마케팅회사 대표 류창장의 손에 이끌려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스자좡에서 생활했다. 류 씨는 판을 학교에 보내고 판의 가족에게 1년에 1만 위안(약 171만원)씩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류 씨는 또 판의 고향 집에 가구를 놓아주고 화장실도 설치해줬다.

도시로 나간 9세 소년은 마윈 분장을 하고 TV 프로그램과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등에 출연했다. 종종 온라인에 판의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영상 속 그는 잘 꾸며진 집에서 유모에게 보살핌을 받는 듯했다.

왼쪽은 마 회장을 닮은 판샤오친, 오른쪽은 친구들과 함께 있는 마 회장의 어린 시절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판은 도시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학교 경비원은 판이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2019년 12월부터는 정기적으로 수업을 빠졌다고 전했다.

이후 마윈이 중국 당국의 압박을 받게 되면서 ‘리틀 마윈’의 인기도 식었는지, 판은 고향을 떠난 지 4년 만인 지난 1월 집으로 돌아왔다. 도시에서 화려한 생활을 했던 판이 귀향 당시 들고 있던 건 책가방과 옷 몇 벌이 전부였다.

판의 아버지는 13세가 된 아들을 4학년으로 입학시키려 했다. 그런데 판은 기본적인 덧셈과 뺄셈조차 하지 못했다. 또 판의 키는 집을 떠날 때인 4년 전과 똑같았다. 판과 함께 귀향한 유모는 판이 왜소증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판샤오친의 귀향 사연을 보도한 글로벌 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 캡처


판의 상황이 소셜미디어(SNS)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상업적으로 착취되고 버려진 소년”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류 씨를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류 씨가 판을 스자좡으로 데려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대학에 떨어져도 본인 회사에서 일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류 씨의 후원으로 판의 가정형편이 나아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판의 부모는 모두 장애인으로, 후원 전 5식구의 집안은 매우 가난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이용자는 “소년의 건강이 어떻든 간에, 소년을 가족으로부터 사취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더라도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