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에게 면허 취소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면서 강경투쟁 방침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일 16개 시도의사회 회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다면 전국 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복지위는 19일 중대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단, 의료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은 제외됐다. 의협은 개정안을 ‘면허강탈 법안’으로 표현하며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지원, 백신 접종 협력 지원 등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는 13만 회원에게 극심한 반감을 일으켜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료법 개정이 환자 보호를 위한 것이며 다른 직능단체 규정과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5년간 현황을 보면 개정안에 영향을 받을 사람은 연평균 30~40명 정도”라며 “절대다수의 의료인은 법 개정으로 인한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변호사, 공인회계사, 법무사 같은 전문직종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관련법에 의해 일정 기간 자동으로 자격이 박탈된다. 공무원도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해고(당연퇴직) 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