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국내 첫 확진 403일만에 접종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백신 유통에 쓰일 초저온 보관함을 살펴보고 있다. 26일 국내에 들어올 미국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안팎에서 보관해야 한다. 성남=뉴스1
26일 첫 접종을 앞둔 요양병원 및 시설에서는 긴장감 속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경기 의정부시 카네이션요양병원의 노동훈 원장(45)은 21일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1분기(1∼3월) 중 이 병원 접종 대상자는 노 원장 등 직원 52명과 65세 미만 환자 18명 등 70명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 접종대상자가 작성해야 하는 예진표. 노동훈 원장은 “다른 문항은 일반적인 백신 예진표와 비슷한데 혈액응고장애와 관련한 문항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노동훈 씨 제공
지난주 접종 교육을 모두 마친 노 원장은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백신에 없는 항목도 면밀히 살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가 첫걸음을 잘 떼야 이후 접종도 순탄할 것이란 생각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접종을 실제 시행할 간호사들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40년 차 베테랑인 서울 구로구 제중요양병원 간호국장인 최경숙 씨(63·여)는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 백신 접종과 같은 근육주사라 실습을 많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그래도 중환자들은 (경험 많은) 내가 직접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제중요양병원이 준비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보관용 냉장고. 내부온도가 너무 오르거나 떨어지면 알람이 울리는 디지털 온도계가 부착돼있다. 최경숙 씨 제공
최 씨를 포함해 이 병원 1분기 접종 대상자는 181명이다. 그는 “미국에 사는 아들이 접종을 받고 나서 ‘문제없으니 걱정 말라’고 연락했다”며 “기왕 맞을 거 다들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항체 효과가 잘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위해 마련된 충남 천안시의 한 실내체육시설에서 일하게 된다. 접종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센터에는 화이자용 초저온 냉동고가 설치됐다. 최근 이 냉동고를 맨손으로 열려던 박 씨는 관리기사에게 “일반 냉동실인 줄 아느냐. 손 다친다”며 혼이 났다. 그는 “말로만 듣던 ‘초저온 백신’이 온다는 게 실감이 났다”며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나 하나쯤 안 맞아도 괜찮겠지’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충남 천안시 한 실내체육시설에 마련된 중부권역접종센터가 21일 접종 준비를 마치고 코로나19 백신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박은경 씨 제공
하지만 혹시 모를 실수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최경숙 씨는 “코로나19 백신은 한 바이얼(vial·약병)에서 여러 명분을 뽑아 접종하는데 정확한 양을 뽑아낼 수 있을지, 뽑는 과정에서 약병에 변질을 일으킬 수 있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을지 염려된다. 관리와 폐기 방법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권 주무관은 “아직 전산 시스템이 불안한지 지난주 1분기 의료시설을 확정하는데 계속 오류가 나서 작업이 더뎠다”며 “접종 시작 전까지 시스템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백신 접종일부터 7일간,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사라진 날부터 7일간 헌혈을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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