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첫 방영 채널A 예능프로 ‘프렌즈’의 오영주-정재호 인터뷰 머리감기 귀찮으면 앞머리만 살짝… 한껏 꽃단장 뒤 자기 방으로 출근…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서 늘 ‘풀 세팅’된 미모를 자랑했던 오영주(30)는 머리 감기가 귀찮아 앞머리에만 살짝 샴푸를 바르는 털털함을 선보인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까불까불한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했던 정재호(31)는 와플기로 모양을 낸 해시 브라운과 볶음밥을 뚝딱 만들어내며 발군의 요리 실력을 뽐낸다. 하트시그널2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 17일 첫 방송을 한 채널A 수요 예능 ‘프렌즈’에서 단 1화만에 쏟아졌다. 3년 만에 프렌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오영주와 정재호를 첫 방송 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프렌즈는 하트시그널 시즌2의 김도균 김장미 오영주 정재호와 시즌3 서민재 이가흔 정의동 7인이 ‘친구뽑기 기계’에서 뽑은 7인 중 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첫 방송에서는 오영주와 정재호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민낯까지 그대로 공개되는 밀착형 관찰 예능이다 보니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하트시그널 때 보여주지 못했던 진솔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출연을 택했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이야기다.
“저를 완전히 다 놓고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하트시그널2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프렌즈에서도 그만큼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럼에도 나이가 들었을 때 ‘내가 이런 모습이었구나’를 떠올리게 하는 청춘의 앨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택했어요. 하트시그널2가 그랬던 것처럼요.”(오영주)
프렌즈의 가장 큰 매력은 연예인이 아닌 동네 친구, 직장 선후배와 같은 보통의 2030 청춘들의 일상을 담아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다는 것. 1화에서 오영주는 집을 방문한 남동생과 티격태격하는 현실 남매의 모습을, 정재호는 아침부터 ‘꽃단장’을 한 뒤 자신의 방 책상 앞으로 출근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셋값으로 고민하는 2030세대가 많아요. 저 역시 곧 만기인 전셋값이 얼마나 올라갈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런 모습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못 만나서 하루에 20통씩 친구들과 전화를 하고, 음성 SNS로 소통하는 모습도 요즘 세대의 공감 포인트일 것 같고요.”(정재호)
두 사람은 첫 방송을 보며 생각보다 높은 수위(?)에 당황하기도 했다. 잠에서 깬 직후 오영주의 민낯이 그대로 공개됐고, 상의 탈의를 한 정재호의 샤워 장면까지 나왔다.
“‘설마 화장실 모습은 안 나가겠지’ 싶어 앞머리만 후다닥 감았는데 그것까지 다 나갔더라고요. 하하. 그만큼 제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오영주)
“가흔이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대감이 있어서인지 막걸리 한잔하고 시그널하우스 때 이야기도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죠. 다음엔 대화를 많이 못 해본 민재 씨와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오영주)
“책을 읽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걸 더 좋아해요. 다음번엔 제작진이 섭외한 ‘새 친구’를 뽑아보고 싶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친구를 만나기 힘든 때인데 프렌즈를 보시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대리 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정재호)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