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정치권의 공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은 여야 모두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이 지사는 경기도 재난지원금을 조기 집행하며 보편복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특유의 전투력이 지지율 유지의 요인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기본소득 내놓고 병아리도 닭이라고 우기기에 들어간다. 이 지사 논리라면 앞으로 모든 치킨집에서 계란프라이를 내놔도 될 판”이라며 “하루 1000원 남짓으로 기본소득이라 하기도 민망하다”고 밝혔다.
앞서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전날(21일) 이 지사 기본소득을 ‘화장품 샘플’에 비유하며 “한달에 약 4만1600원 지급을 두고 ‘기본소득’이라 부르는 것은 명칭과 본질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대권 잠룡들은 이전부터 기본소득을 고리로 이 지사를 협공했다. 같은 진보진영에 속하는 이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좌파와 중도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여권 잠룡들은 이 지사보다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까워 기본소득 문제는 이들 간에 이념적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이슈 중 하나다.
“알래스카 빼고 (기본소득을) 하는 곳이 없다”(이낙연 민주당 대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정세균 국무총리),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론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대표적인 이 지사 비판 논리들이다.
이 지사는 자신을 향한 여의도의 맹공에 적극 반격하고 있다. 견제 수위가 높아질수록 그의 발언 역시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을 두고 국회 전체를 상대로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통상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상대와 이른바 ‘페이스북 설전’을 통해 반박하는 모습과는 달리 현안에 대해 여의도 정치권를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이 지사는 20일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저는 기본소득제가 만병통치약이라 한 적도 없다”며 “기본소득은 보약이다. 양쪽(복지정책·기본소득)을 병행하면서 한쪽이 비효율적이면 그것을 줄이고 다른 쪽이 효율적이면 그것을 늘리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주장을 왜곡해서 허수아비를 만든 다음 거기에 사격하는 ‘허수아비 전법’이 너무 심하고 답답해 보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의 맹공을 ‘왜곡’으로 규정,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이같은 강공이 이 지사의 지지율을 꺾는 효과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지사의 선명성을 더욱 부각시키는데 기여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2위인 이 대표와 이 지사 지지율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이 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로 한번도 탈환하지 못했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전국 성인 대상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지지율 27%를 기록하며 지난달(23%)보다 4%포인트(p) 상승해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