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 부동산 공약 살펴보니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후보들의 대표 부동산 공약엔 모두 ‘공급 확대’ 방안이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 야권 후보들은 민간이 주도하는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향후 5년간 공공주택 30만 채 공급, 우상호 후보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덮고 역세권 고밀 개발을 통해 공공주택 16만 채 공급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는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어 민간 주도로 공급량을 늘려 향후 10년간 70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도 5년간 36만 채 공급 등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되 공급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민간 주도로 5년간 주택 74만6000채를 공급하겠다고 해 가장 많은 공급 물량 수치를 제시했다.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박 후보는 ‘35층 층고 제한’ 규제를 풀고 강남 재건축, 재개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고, 우 후보도 역세권 지역을 중심으로 용적률을 완화하고,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강남 재건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나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비롯해 부동산 재산세 50% 감면, 오 후보는 용적률과 층고 제한 규제 완화를 내걸었다. 안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일정 기간 이상의 무주택자에 대해 규제지역이라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권한을 벗어나는 공약의 경우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 실현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서울시장 권한으로 용도지역 변경은 가능하지만 용적률 변경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일부 공(公)약은 사실상 공(空)약에 가까운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교통량이 많은 곳을 지하화하거나 복개하고, 도심을 집중 개발하는 사업의 경우 막대한 공사비가 필요한데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 등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경석 coolup@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