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켄들스퀘어의 화이자와 모더나
왼쪽의 두 건물은 MIT 켄들스퀘어 오즈번 트라이앵글에 있는 화이자 연구소이고, 우측 도로 끝에 모더나 본사가 있다. 그림 이중원 교수
이중원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글로벌 바이오테크놀로지(BT) 연구의 메카는 켄들스퀘어다. 이곳에 가면, mRNA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연구소와 모더나 본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MIT는 켄들스퀘어를 BT 이노베이션 허브로 지정하고 50년에 걸쳐 개발했다. 최첨단 BT 연구시설은 지난 15년간 가파르게 팽창했다. 특히 MIT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곳이 모더나 본사가 있는 캠퍼스 동북쪽 켄들스퀘어 바사스트리트 초입, 또 화이자 연구소가 있는 오즈번 트라이앵글(Osborn Triangle)이다.
모더나는 2010년 켄들스퀘어에 설립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비용으로 연방정부로부터 약 5000억 원을 지원받았고, 이제 회사 가치는 44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천문학적인 연방정부의 예산이 켄들스퀘어로 유입됐고, 수십 년에 걸쳐 해야 할 연구들이 백신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빅뱅처럼 터져 나왔다. 최근 켄들스퀘어 곳곳에는 더 많은 최첨단 BT 연구소를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켄들스퀘어의 경계를 넘어 ‘케임브리지 크로싱(Cambridge Crossing)’까지 팽창 중이다.
건물 경계에 회랑을 두어 가로를 깊게 했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벌려 가로로 조경이 흘러나오게 했다. 건물 외장은 베이지색과 붉은색 테라코타의 접목이다. 베이지색은 MIT 보자르 양식 건축의 라임스톤색이고, 붉은색은 하버드대 조지안 양식 건축의 벽돌색이다. 화이자 연구소의 건축적 의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우리가 앞으로 글로벌 백신 수요자에서 공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면해야 할 질문이다. 왜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공급 체인 ‘빅3’ 중에 2개가 켄들스퀘어 BT 클러스터에서 탄생했을까? 또 켄들스퀘어 BT 클러스터의 건축적 비밀은 무엇일까?
켄들스퀘어에 있는 21세기형 최첨단 BT 연구소 건축은 20세기와 비교해 ‘뚱뚱한’ 건물이다. 기존의 생화학 연구시설이 세포 배양을 중심으로 하는 생물학의 ‘건식 랩(Dry Lab)’과 퓸후드(Fumehood·화학시약의 알코올 성분 배출장치)를 중심으로 하는 화학의 ‘습식 랩(Wet Lab)’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켄들스퀘어 최첨단 BT 시설은 한걸음 더 나간다. 한마디로 기존의 생화학 시설에 공학 시설을 접목시킨다. 특히 공학의 IT, 빅데이터와 나노 기술이다. 예를 들면 감염 바이러스의 데이터 구조 이해와 해독을 위해 빅데이터가 필요하고, 감염 부위에 미세하게 약을 전달하기 위해서 나노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MIT는 ‘이노베이션 사이클링’이라 부르고, 그래서 이러한 시설을 품은 켄들스퀘어를 ‘이노베이션 허브’라 부른다.
켄들스퀘어의 핵심 플레이어는 정부, 대학, 병원, 제약회사다. 좋은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대학들이 더 공격적으로 최첨단 BT 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할 수 있게 지원하고, 연구 결과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이중원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