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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전달책을 맡고 10만 원을 챙긴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 조직은 1명에게만 26억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형사11단독 박정길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남성 A 씨(27)에게 지난 17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 31일 오후 12시 22분경 서울 중구 한 음식점 앞에서 B 씨(47·구속기소)에게 현금 2억원이 든 여행용 가방을 전달 받았다.
A 씨가 전달한 현금 가방은 수거책 B 씨가 D 씨(50)를 속이고 받은 현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D 씨는 ‘택배가 주문됐다’는 메시지를 받고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검사를 사칭하며 ‘계좌에 든 돈을 찾아 우리가 보내는 직원에게 맡기라’는 취지로 D 씨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속은 D 씨는 B 씨에게 현금 2억원을 건넸고 같은 날부터 그 다음 달 5일까지 B 씨는 D 씨에게 총 22억8000만원을 가로챘다.
D씨의 총 피해액은 약 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B 씨는 D 씨에게 현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최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박 부장판사는 A 씨에 대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과 연계해 피해자금을 수거해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피해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피해 금액이 다액임에도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도 “초범이고 전체 피해 금액 중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B 씨와 C 씨 역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