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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 안철수 “경쟁력 조사”…국민의힘과 단일화 전쟁 서막

입력 | 2021-02-24 10:53:00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항’ 쟁점
‘경쟁력’ ‘적합도’ 놓고 야권 신경전 펼칠 듯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이달 18일 서울 마포구 채널A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경쟁력을 조사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이 같이 설명했다. 야권 단일 후보를 뽑는 목적 자체가 선거 승리이기 때문에 누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안 후보와 금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100% 모바일 여론조사를 단일화 방식으로 결정했다.

안철수 “이길 확률 높은 후보 뽑아야”
안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2차 단일화에서도 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결국 경쟁력 조사를 하는 것이 누가 후보가 되든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단일화 방식) 합의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 후보의 언급대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경쟁력 조사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각자 여당 후보와 양자대결 할 경우 어느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는지를 서울 시민에게 묻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력 여론조사’ 방식이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안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적합도’ 선호 가능성
이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다음 달 4일 이후 야권에선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겠지만 구체적인 여론조사 문항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 방식을 선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어느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하냐고 묻을 경우 응답자가 기존에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의당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적합도’ 대신 ‘투표 의향’ 
일각에선 문항 자체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투표 의향’을 묻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종 단일화에 나선 야권 후보 2명을 나열해 놓은 뒤 ‘내일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질문할 경우 가치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경쟁력과 적합도를 묻는 방식은 응답자에게 당선 가능성과 정당 지지도 등 가치가 부여되기 때문에 문항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순하게 투표 의향을 묻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중립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