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명 중 1명 "설 연휴 가족 모임 제한 반가웠다" 명절은 쉴 수 있는 날 이라는 인식 늘어 설날 차례 지내는 집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국민 10명 중 7명은 설 연휴를 집에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집에서 설 연휴를 보냈다’는 응답이 75.3%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응답자의 50.7%가 ‘집에서 보냈다’고 답했으나 올해 대폭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직계가족도 5인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지방으로 귀성 후 돌아왔다’는 응답이 13.9%, ‘여행·나들이를 다녀왔다’가 7.8% 였다.
코로나로 달라진 명절의 풍경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77.7%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축소된 설 명절 풍습이 내년 명절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설날이라고 항상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도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2016년 61.3%에 머물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80.3%로 급증했다.
명절은 무엇보다 쉴 수 있는 날이라는 인식도 강하게 나타나는 등 명절의 의미가 과거와는 많아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3.1%가 ‘자신에게 설날과 같은 명절은 휴일’이라는데 공감 했으며, 설날 연휴를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10명 중 7명(71.2%)에 달했다. 명절을 쉴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젊은 층에서 훨씬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절반 이상은 명절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자(59.2%), 그 동안 가지 못했던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기간이라고(53.7%) 바라보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은 설날 가족들이 모이는 대신 휴식을 갖거나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절의 의미가 옅어지고 명절에도 온 가족이 함께 모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설에 차례를 지내는 집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절반 가량(50.4%)이 설 명절에는 집이나 고향에서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했다. 제사를 지낸다는 응답은 2011년에는 74.7%에 달했으나 2016년 69.1%, 2020년 59.7%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설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고, 가족들이 모이는 것의 의미가 중요하다(35.7%), 종교적인 이유 때문(29.6%) 등으로 나타났다. 차례 음식은 완성된 음식을 구입하는 비중(24%)보다는 직접 준비하는 비중(76%)이 훨씬 높았다. 차례를 지낼 때 가사 노동은 남성(24.3%)보다는 여성(75.7%)의 몫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