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미얀마 군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미얀마 쿠데타 이후 줄곧 군부를 비판해 온 가운데 온라인 공격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어나니머스는 24일 공식 트위터 계정(@YourAnonCentral)에서 “어나니머스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전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부 정권 관련 사이트를 목표로 지목하고,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차단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SNS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작전명은 ‘오퍼레이션 미얀마(OpMyanmar)’라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이미 자신들이 미얀마 국영 은행과 대통령실 사이트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얀마 시민들이 안전한 방법으로 서로 소통하고 외부 세계와도 연락할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부의 인터넷, 모바일 네트워크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군부의 폭력진압에 관한 증거들을 수집할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부의 선전용 매체 등이 다음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 최대의 해커 집단으로 불리는 어나니머스는 ‘지도부’가 없는 점조직으로 알려졌다. 특정 인물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흩어진 해커들이 어나니머스라는 이름을 걸고 자율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식이다. 때문에 정확한 규모나 구성원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 해커들이 상당 수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는 2015년 이슬람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와도 싸웠다. 당시 어나니머스는 IS 조직원들의 트위터 계정 수천 개를 다운시키고, 해외 IS 조직원들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IS가 계획 중이었던 테러 계획을 미리 입수한 뒤 공개해 테러를 막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