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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으로 구른 우즈車… 목숨 건졌지만 발목뼈 산산조각

입력 | 2021-02-25 03:00:00

현지경찰, 차량 앞유리 깨고 구조
“질문에 이름 말하며 의식 또렷… 약물-음주 정황은 아직 발견 못해
최악 면해… 살아남은 것은 행운”
다리 복합골절에 핀-나사로 고정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사고 차량이 23일(현지 시간) 작업 차량에 견인되고 있다. 우즈가 몰던 이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 비탈길에서야 겨우 멈췄다. 차체가 심하게 손상됐지만 안전띠를 매고 있던 우즈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다리 등 골절 부위에 대한 응급수술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차량이 전복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쳐 프로골프 선수 생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P통신과 ESP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즈는 23일 오전 7시 12분경(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내리막길을 달리다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운전대를 잡은 우즈가 유일한 탑승자였고, 다른 차량과의 충돌은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도끼와 끌 등을 동원해 앞 유리창을 깨고 우즈를 구조했다. 우즈는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치고 발목뼈가 부러져 산산조각이 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름 등을 침착하게 답했다고 한다.

사고는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롤링힐스에스테이츠와 랜초팰로스버즈 경계 도로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난 도로는 왕복 4차로의 가파른 내리막길 곡선 구간으로 제한속도는 시속 45마일(약 72km)이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가 몰던 SUV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로의 나무 등을 들이받은 뒤 도로에서 약 9m 떨어진 비탈에서 멈췄다. 앨릭스 비야누에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은 “약물이나 음주 등의 영향을 받은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즈가 사고 당시 과속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정상 속도보다 비교적 더 빠르게 달린 것 같다. 차량 급제동의 흔적은 없었다. 이곳은 원래 사고가 자주 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주최자인 타이거 우즈는 대회 기간을 전후해 스폰서인 현대자동차로부터 제공받은 2021 제네시스 GV80을 이용했다. 사진 출처 제네시스 인스타그램

우즈가 몰던 차는 2021년형 제네시스 GV80이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렸는데 현대자동차는 이 대회 스폰서였다. 이 대회의 주최자이기도 한 우즈는 대회를 전후해 현대차로부터 GV80를 제공받아 이용해 왔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SUV 내부가 거의 파손되지 않은 덕분에 우즈가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살아남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우즈는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다. 에어백도 제대로 터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숙소에 머물던 우즈는 차로 약 1시간 거리의 골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촬영에 늦지 않기 위해 과속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하버-UCLA 메디컬센터로 이송된 우즈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 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친 뒤 애니시 마하잔 이 병원 원장은 “오른쪽 다리와 발목 등에 긴급 수술을 했다. 다리에 철심을 박고 골절된 복숭아뼈와 종아리뼈 등은 핀과 나사 등으로 고정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언제쯤 회복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프계는 충격에 빠졌다. 우즈와 절친한 프로골퍼 저스틴 토머스는 “그가 무사하길 바랄 뿐이다. (사고에 충격 받은) 아이들이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빠른 쾌유를 바란다.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