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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홍남기 면전서 “정말 나쁜 사람” 비판

입력 | 2021-02-25 03:00:00

4차 재난금 논의 고위 당정청서
“소상공인 힘든데 재정 걱정해”
부총리 천거했던 洪 면전서 비판
洪두둔 김상조엔 “애국 혼자하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이견을 빚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을 향해 면전에서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은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을 놓고 결국 얼굴을 붉히는 사이가 된 것이다.

24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14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작심하고 홍 부총리와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을 몰아세웠다. 당시 회의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의 규모를 두고 “12조 원 이상은 어렵다”는 기재부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민주당이 강하게 격돌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홍 부총리를 향해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지금 소상공인들이 저렇게 힘든데 재정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홍 부총리 편을 든 김 실장을 향해서는 “애국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도 말했다.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이 재정 건전성을 앞세웠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돕는 것 역시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의미다.

또 이 대표는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급을 함께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설 직후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별, 보편 지급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공개 반발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당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여당 대표가 여러 의견을 듣고 고심 끝에 꺼낸 제안을 어떻게 (연설 직후) 몇시간 만에 페이스북으로 반박할 수 있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부총리는 굳은 표정으로 “재정당국자로서 어쩔 수 없었다.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회의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는 “그토록 가까웠던 두 사람의 사이가 재정 주도권을 두고 결국 멀어졌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총리 시절 홍 부총리에 대해 주변에 “무슨 일이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준비된 관료” “사심이 없는 사람” 등의 표현을 쓰며 극찬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경제부총리로 천거하기도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